작년 이맘때쯤 짧은 고주파 이명이 들려서 이비인후과에 다니게 되었다.
그 이전에도 한 달에 두서너 번 정도는 이명이 들렸는데, 갑자기 하루에 한 번 정도로 이명이 들리는 횟수가 늘어나는 바람에 돌발성 난청인가 싶어 급히 병원에 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이 원인은 아니었고, 의사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몸이 피곤하고 수면 시간이 모자라서 생기는 일이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를 두어 달.
이명 약이라는 게, 혈액순환을 위한 뇌순환개선제 + 혹시 모를 어지럼증을 예방하는 현기증약 + 진정 및 안정 효과를 위한 항불안제 +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 + 위장 보호를 위한 위장약이 합쳐진 것이라서, 일단 복용하고 나면 기본적으로 신경이 느슨해져서 피로가 좀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고 저녁이면 졸려서 수면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이명 들리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들릴까말까 한 수준이 되었다.
그런데도 이명이 멈추지 않는 한 약은 계속 먹어야 할 것 같길래, 어느 날 그냥 맘 먹고 병원에 안 갔다. 두 달가량 약 먹느라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더니 체중이 늘어서리....
자의로 이명 약을 끊은 만큼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수면 시간이 줄어들지 않도록 애썼더니, 그냥저냥 가끔,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두 번? 한 달에 너댓 번? 정도 이명이 들리는 상태로 지내게 되었다. 이 정도면 참을 만하니 되었다 싶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또 다시 같은 시기에,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이명이 들리는 게 아닌가.
높은 데 올라가면 귀가 막히는 것처럼, 갑자기 귀가 멍- 하더니 작고 낮은 이명이 끊임없이 들리는 것이었다.
이런! 이건 또 뭔가 싶어 이비인후과에 가서 청력검사하고 진찰을 받은 결과, 병명?은 작년과 동일했다.
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등. 컨디션이 젬병이라 생기는 증상이라나.
의사선생님 말씀하시길, 피로해지도록 일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잠 푹 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란다.
아니, 누가 그러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못 사나요.... 먹고 살려니 안 그럴 수가 없어서 그러지요....
하여튼, 나름대로 신경 쓰며 약 잘 먹고 있는데도 가끔씩 뜬금없이 이명이 들린다. 특히 컴퓨터 앞에 앉아 쪼그려 일하고 있을 때.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이거 혹시 자세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닐까?
구글링해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이란 게 있단다.
체성감각은 외부에서 신체 표면에 가해지는 촉감·압력·진동 등 감각 자극을 말하는데, 이런 체성감각에 문제가 생겨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명 환자 4명 중 3명은 청력저하를 동반하는 귀의 이상으로 이명이 생긴 경우인데 반해, 나머지 4분의 1은 목·턱·어깨 등 귀 주변의 근육·인대 이상으로 인해 이명이 생긴다는 것이다. 헐.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은 특히 스마트폰·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사람에게서 많이 발견되며 청력저하 같은 귀의 이상이 없다고 한다.
어쩐지, 종일 컴퓨터 앞에서 수그린 채 일하다 보면 이명이 들리더라. 언제인가, 이명이 들릴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길래, 그 순간에 딱! 하고 목을 펴고 자세를 바로잡았더니 이명이 안 들렸던 걸 보면, 아, 나한테 생긴 이명은 그 이름도 희한한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이 (완전히는 아니어도) 한 몫 크게 하는 듯 싶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명 환자가 2014년 28만여 명에서 2017년 32만여 명으로 3년 만에 약 13% 증가했다는데, 3명 중 1명(약 11만명)은 5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고, 이 젊은 층 이명의 주요 원인이 바로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이란다.
목이나 턱 부위는 청각과 신경학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곳의 근육이나 인대에 이상이 생기면 이명이 유발될 가능성이 크고, 승모근 등 어깨에 부착된 근육 문제도 이명을 부른다고 한다.
만약 근육이나 관절의 움직임 또는 피부 자극 등의 감각 변화에 의해 이명의 크기와 강도가 변한다면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일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은 어깨가 굽었다거나,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이를 가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으며, 현대인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거북목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목근육 경직 등 좋지 않은 습관들이 몸에 쌓이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가능한 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고, 그게 힘들 경우, 앉아서든 잠시 일어나서든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미 <체성감각성 이명(체성이명)>이 생긴 상태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데, 어차피 좋지 않은 신체 자세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치료를 하나마나가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심각한 이명, 즉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 같은 질병으로 인한 이명이 아닌 경우, 치료법은 약이 아니라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종합적으로 정리해 볼 때, 이미 발생한 이명을 가능한 한 덜 듣고 싶다면?
1. 잘 먹는다.
2.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3. 과로하지 않는다.
4.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5. 잠을 푹 잔다.
6.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다.
+
1. 목과 어깨의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2.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너무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는다.
3. 목과 어깨를 자주 스트레칭해 준다.
하지만 갑작스레 이명이 들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병원에 가는 것이다.
병원에 가서 자신에게 들리는 이명이 질병으로 인한 이명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섣불리 맞지 않는 치료를 했다가 청력 손실이라는 엄청난 난관에 부딪힐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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