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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 수도를 틀어 물을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전에서 뭔가가 뚝! 떨어지더니 물이 콸콸 쏟아지는 게 아닌가!

읭? 뭐가 떨어진 거지? 하고 살펴봤더니, 바닥에 동그란 철망? 같은 게 떨어져 있었다. 이게 대체 뭐지? 하다가 퍼뜩 생각이 났다.

아, 이거 그거구나! 그, 뭐더라, 그, 수전에서 물 걸러 주는, 그, 거름망? 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거!

예전에, 그러니까 한 10년 전쯤이던가? 세면대 수전에서도 똑같은 게 떨어졌었는데, 그때는 처음 겪는 일이어서 수전을 아예 교체해야 하는 줄 알고, 수전 제조 회사에 AS를 신청했더랬다.

서비스 기사님께 상담을 했더니, 서비스 기사님 曰, 수전을 몽땅 교체할 필요 없이 거름망만 교체하면 된다 하셔서, 출장비만 드리고 그 거름망만 교체했던 기억이 있다.

좋았어! 이번에도 그 거름망만 교체하면 되겠구나! 싶어, 이 거름망에 해당하는 부품을 찾으려 했건만, 하도 오래 전 일이라 이 거름망을 뭐라고 했었는지 당췌 기억이 안 나네? 정확한 이름을 알아야 검색도 하지. 대체 이걸 뭐라고 했더라?

"토출구"? 아니, "토수구"였나?

대충 "수전 토수구 거름망" 정도로 검색을 하다가 정확한 명칭을 알게 되었는데, 이름하여 "물튀김 방지 정류망"이라고 한단다.

그러니까 이 정류망이 없으면 물이 수전 토수구를 통해 한 줄기로 쏟아져 내리면서 사방으로 튀게 되는데, 이 정류망을 설치하면 물이 정류망에 있는 쪼만쪼만한 구멍들을 통과해 세분화되어 나오게 되므로 물이 튀지 않게 된다는 것 같다.

아, 어쩐지, 정류망이 떨어진 다음에 물을 틀었더니 무슨 나이아가라 폭포수처럼 콸콸 쏟아져 내리더라니....

그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물줄기를 막으려면 한시라도 빨리 정류망을 교체해야 했기에, 당일배송이나 익일배송이 가능한 온라인상점에서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이마트>는 쓱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류망이 떨어져 나간 당일에 주문해서 바로 다음날 배송을 받을 수 있었다. 역쒸!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 쓱 배송 쌩유요!

가격도 어찌나 저렴한지! 단돈 2,500원!이었으나, 쓱 카드로 결제하여 2,250원으로 할인까지 받았다!

이것이 바로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 이 제품에는 정류망을 해체하거나 조립할 때 쓸 수 있는 플라스틱 스패너가 포함되어 있다. 도구까지 챙겨주다니 세심하기도 해라. 잘 쓰겠소이다!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설치되어 있던 정류망을 해체해야 했다. 원래 수전의 정류망은 황금색. 자그마치 20여 년간 함께 한 너, 오래 버텼구나. 장하다.

 

정류망의 거름망이 떨어져 나간 모습은 이런 모습. 어떤 집들은 떨어진 거름망에 이물질이 꽤 많이 끼어 있었다는데, 우리 집 정류망은 생각보다 이물질이 많이 끼어 있지 않아서 수질에 대해서만큼은 맘이 좀 놓였다.

 

이제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에 포함되어 있는 플라스틱 스패너를 집어들고 기운차게 정류망 해체를 시작! 했는데....

어랍쇼? 왜 안 풀리냐, 너?

스패너의 (집게처럼 보이는) 너트에 정류망을 끼워서 돌리고 있자니, 이게 영 해체될 낌새가 안 보인다. 계속 헛돌아가기만 하는데? 왜 이러지?

 

돌리는 방향이 틀렸나 싶어, 왼쪽, 오른쪽, 번갈아가며 이리저리 돌려봐도 계속 헛돌아가기만 할 뿐 전혀 빠질 생각을 안 한다.

음, 이거, 망한 걸까나....

혹시나 싶어 스패너에 있는 구멍에 정류망을 끼고 돌렸더니, 오! 잘 돌아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게 다 설명서를 읽지 않고 대뜸 스패너부터 들이댄 탓이었달까.

원래 있던 정류망을 간신히 해체하고 난 후, 그제서야 설명서를 읽어 볼까 싶어 살펴봤더니만, 헐!

 

떡! 하니 그림까지 그려 가며 정류망을 설치할 때는 스패너를 사용해서 오른쪽으로 조이라고 나와 있네?

이말은즉슨, 정류망을 해체할 때는 왼쪽으로 돌려야 한다는 뜻인데, 아까 한참 동안을 오른쪽으로 돌렸던 기억이.... 그러니 안 풀렸지.

이래서 무언가를 할 때는 먼저 설명서를 필독해야 한다! 고 외쳐 봅니다.

다음은 원래 있던 정류망의 구성. 정류망 안에 거름망을 고정시켜 주는 플라스틱 부분이 부러지는 바람에 거름망이 튀어 나온 상태.

 

 

다음은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 생긴 게 좀 다르지만, 뭐, 기능은 같을 테고, 새제품답게 번쩍번쩍 광이 난다.

 

 

둘을 비교해 보니, 지름 사이즈는 똑같은데 높이가 좀 다르다. 만은, 그깟 높이 따위 좀 다르면 어떠리? 지름 사이즈만 똑같으면 그걸로 된 거지.

 

<이마트>에서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 상품평을 살펴보면, 간혹 정류망 지름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데, 다행히 우리 집 욕조 수전의 정류망은 원래 것과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의 지름 사이즈가 똑같았다.

하긴, 샤워기 헤드나 세면대 배관 등을 교체할 때 보면, 이런 수전 관련 제품들은 전 세계가 거의 다 동일한 규격 사이즈를 사용해서 그까이꺼 대충대충 끼워도 웬만하면 다 조립이 맞아들어갔던 것 같은 기억이 있다.

전 세계 통일 규격 사이즈! 좋아요!!!

<American Standard 사>의 <물튀김 방지 정류망>을 끼우는 방법은 정류망 해체 방법과 정반대로 수전 토수구에 정류망을 끼워 넣고 오른쪽으로 끝까지 돌리면 끝이다.

 

 

손으로 다 끼우고 나면 스패너를 사용해서 다시 한 번 더 꽉! 조여 준다.

 

드디어! 짜잔! 완성!

옆에서 봐도, 밑에서 봐도 깨끗하게 교체가 되었다! 정류망에 비해 수전이 너무 낡은 것 같긴 하지만 아직 멀쩡한 수전을 교체할 수도 없으니 그냥 패스.

 

 

원래 있던 정류망에 비하면 조금 물이 강하게 나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랄까.

교체 정류망을 새로 구하는 것이나 정류망 교체 방법이 너무 쉬워서, 정류망이 떨어져 나갔을 때 왜 그렇게 당황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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