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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어느날부턴가 샤워기 수전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수도꼭지나 연결 부위 같은 데서 물이 샜으면 고무 패킹 같은 게 망가졌구나 할 텐데, 수전 핸들 부분에서 물이 새니 대체 뭐가 문제인 건지 알 수가 있나….

이리저리 구글링 끝에 알아낸 바에 따르면, 수전 핸들 안에 있는 '카트리지'가 고장 난 것으로 보였다. ​수전 핸들 안에는 물 배출을 조절하는 카트리지가 들어 있는데, 이것이 망가지면 손잡이에서 물이 샌단다.

요즘 나온 수전 같은 경우에는 이 카트리지만 빼서 교체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 불행히도, 우리 집 수전은 생산된 지 20년이 넘은 구닥다리라 카트리지만 교체할 수가 없는 모델인 데다 생산회사에 문의해 보니 아예 단종되었다네?

결국 수전을 새것으로 교체해야 했는데, 이게 잘만 하면 나름 셀프 교체가 가능한 작업이라고 너도나도 그러길래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구글링과 유튜브 검색 끝에 알아낸 샤워기 수전 셀프 교체 시 준비물은 교체할 신형 샤워기 수전과 조립 분해 시 필요한 몽키 스패너, 그리고 테프론 테이프였다.

 

샤워기 수전 셀프 교체 시 준비물
1. 교체할 신형 샤워기 수전
2. 몽키 스패너(인 줄 알았으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와이드 몽키 렌치)
3. (편심까지 교체할 경우) 테프론 테이프

 

단, 전문가들 曰, 샤워기 수전 교체가 셀프로 가능한 수준이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편심'이라고 하는 (벽에 연결되는 연결선 같은) 부품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하는 말이고, 이 편심을 잘못 건드리는 순간 벽 속 배관이 망가져서 '누수'라는 불상사를 초래할 수도 있다기에, 그야말로 수전 바디만 교체할 수 있도록 편심 너비 사이즈를 딱! 재서 똑같은 바디 사이즈의 수전을 구매했다.

기존 수전의 편심 너비가 11cm로 꽤나 좁은 편이라 찾는 데 좀 어려움을 겪었는데, 고생 끝에 찾아낸 수전이 바로 대림 바스에서 나온 DL-YB7B13 모델이었다. 이 DL-YB7B13 모델은 주문 생산 모델이기 때문에 주문 후 물건을 받기까지 대략 2주일이 걸렸다.

대림 바스에서 나온 DL-YB7B13 수전

다이소에서 몽키 스패너도 사 두었겠다, 야심차게 작업을 시작했는데! 읭? 몽키 스패너 사이즈가 안 맞네? 분명히 최대 3cm까지 벌어지는 거라고 했는데?

 

 

아뿔싸! 수전 바디에 달린 3cm짜리 볼트를 분해, 조립하기 위해서는 3cm보다 더 벌어지는 몽키 스패너가 필요했다는 걸 몰랐던 내 실수였다. 뭐, 이렇게까지 큰 볼트를 분해, 조립해 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결국, 더 넓게 벌어지는 공구를 또 하나 사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름하야 빅 와이드 몽키 렌치였다!

최대 4.5cm까지 벌어지는 광폭형 빅 와이드 몽키 렌치까지 준비하고 나서야 다시 한번 교체 작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샤워기 수전을 셀프 교체하고자 한다면 일반 몽키 스패너가 아니라 광폭형 몽키 렌치부터 준비할 것!

 

샤워기 수전 셀프 교체 방법 - 편심을 교체하지 않고 수전만 교체할 경우
1. 계량기를 잠근다. > 샤워기와 세면대 수도꼭지를 열어 남아 있는 물을 빼낸다.
: 계량기를 잠그지 않았다가 물바다가 되는 수가 있다. 꼭 계량기를 잠그고 작업을 시작한다. 이때 계량기를 잠가도 수전 분해 후 물이 흘러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배관에 있던 물이 밀려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2. 구형 수전을 분해한다.
: 이때 한쪽을 한번에 다 돌려 풀면 안 된다. 한쪽을 다 풀어 버리면 다른쪽과 균형이 맞지 않아서 풀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양쪽을 번갈아가며 조금씩 돌려서 풀어 주어야 한다.
3. 신형 수전에 고무 패킹을 넣은 다음 편심에 연결한다.
: 이때도 마찬가지로 양쪽을 번갈아가며 돌려서 연결하는데, 마지막쯤에 누수를 막겠다고 너무 힘을 줘서 꽉 조이면 안쪽에 넣어 둔 고무 패킹이 부서져서 오히려 누수를 초래할 수 있으니 적당한 수준으로 돌려 주어야 한다.
※ 수전 안에 고무 패킹이 들어 있기 때문에 편심에는 테프론 테이프를 감지 않는다고 한다.
4. 계량기를 튼다. > 샤워기 수전에서 제대로 물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열심히 주워 보고 들은 대로 기존 수전을 분해하고 나서 신형 수전을 조립하려고 시도를 했는데, 그런데… 어라? 이게 왜 안 맞지? 

 

 

똑같은 편심 너비 사이즈로 주문한 수전이었기에 그대로 끼워 조립만 하면 되건만, 왜 때문인지 볼트가 편심에 딱 안 맞고 헛도는 게 아닌가!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원래 이거 3cm짜리 원 사이즈 아니었나? 맞는데? 어, 편심에 테프론을 감아야 하나? 아닌데? 편심에는 테프론을 감으면 안 된다고 유튜브 전문가 쌤들이 그랬는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다, 기존 편심에 신형 수전을 끼워 넣을 수 없으니 편심까지 교체했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렇다면, 이때부터는 셀프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전문가 양반을 부르도록 합시다그려.

그나저나 이거 <숨고>를 이용해야 하나, 아니면 블로그에서 검색을 해 봐야 하나?

음, 지난번에 다용도실 하수구가 막혔을 때 <숨고>를 이용해 본 바에 따르면, <숨고> 이용 시 우리 동네가 아니라 먼 동네에서도 전문가분들이 연락을 주시는데, 이 경우 A/S 측면에서나 여러 면에서 이용하기 좀 불편했기에, 이번에는 우리 동네에서 주로 활약하는 전문가 분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여럿 수소문하여 그 중 한 분께 연락을 드렸다. 

아무래도 지은 지 20년이 넘은 빌라라서 편심 교체 시 누수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해서, 단순히 수전 교체만 할 수 있는 설비업자분이 아니라 누수 탐지까지 할 수 있는 전문가분으로 선택했다.

연락드린 당일 바로 교체 가능하다고 답을 주셔서 그날 오후에 교체 작업에 들어갔는데, 일단, 미리 사 둔 수전에 대해 대림 바스면 고급 수전이라며 잘 샀다는 칭찬을 GET함.

그리고 수전 교체에 들어갔는데, 우리 집 욕실 수도 배관이 벽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 있어서, 수전 편심에 부속품을 달아서 길이를 연장해야 했다. 오, 만에 하나 내가 편심까지 교체해 보겠다고 설쳤으면 난리 났었겠는데? 

희한한 배관 구조로 인해 생각보다 긴 시간을 들인 수전 교체 작업이 끝난 후, '인건비 + 부품비'를 계좌 이체해 드렸다. 비용은 인건비 60,000원에 부품비 5,000원을 더하여 총 65,000원. 처음에 해바라기 수전이냐고 물어보신 걸로 보아, 해바라기 수전일 경우에는 인건비가 더 올라가는 모양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대략 샤워기 수전 교체 시 드는 비용이 수전 가격 포함하여 15만 원~20만 원쯤 된다는데, 내 경우에는 수전을 미리 최저가로 사 두었기 때문에 전문가 비용 65,000원에 수전 가격 67,004원을 합쳐 모두 132,004원이 들었다.

지난 몇 달간 수전 핸들 아래로 줄줄 새는 물을 보면서 어찌나 신경이 쓰였던지…. 아마 그동안의 수도세 중 일부는 이 수전 핸들에서 새는 물값이 한 몫 했을 듯. 재택근무하는 와중에 시간이 맞질 않아 몇 달간 교체하지 못했던 수전을 한방에 교체하고 나니 그야말로 날아갈 듯 기분이 상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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