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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형문고는 모르겠지만, <교보문고>에 가면 맡을 수 있는 그 묘한 향기가 있다.

"나 지금 서점에 와 있다."라고 알려 주는 듯한 향기라고 할까?

요즘 같은 세상에는 책을 사더라도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직접 <교보문고>에 가게 될 일이 매우 드물어졌지만, 예전에 (온라인 서점이 흥하기 전에는) 휴일이면 아침 일찍 <교보문고>에 가서 하루 종일 죽 치고 앉아 책을 읽곤 했다. 바로 그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기를 <교보문고>에서 판매하고 있길래 한 병 구입해 보았다.

이름하여 <The Scent of Page>. 음, 딱! 봐도 종이 냄새가 날 것 같은 이름이다.

 

 

번쩍거리는 황금빛 봉투에 단순한 모양의 스프레이 병이 하나 들어 있다. 몸에 뿌리는 향수는 아니고, 실내공간이나 섬유에 사용할 수 있는 룸 스프레이로, 일종의 방향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인체에 사용할 경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

 

 

<The Scent of Page>는 <교보문고> 창립 이념을 기반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책읽기를 돕기 위해 만든 <교보문고>의 시그니처 향으로, 다음과 같은 향기를 기반으로 조향되어 있다.

탑노트 : 버가못, 레몬

미들노트 : 유칼립투스, 피톤치드, 로즈마리

베이스노트 : 편백나무, 소나무 오일

매일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상에 무언가 기분 전환이 될 것 같아 구입해 본 방향제 <The Scent of Page>.

무척 기대에 차서 개봉하자마자 방 안에 뿌려 봤는데... 결과만 보자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할까?

처음 <The Scent of Page>를 뿌리고 나면 <교보문고>에 들어서면 맡을 수 있는 바로 그 향기가 방 안에 퍼지면서 마치 <교보문고>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요즘에는 종이책 독서 대신 웹소설 독서로 옮겨 가는 바람에 <교보문고>에서 멀어지긴 했어도, 워낙 책을 좋아했던 터라 종이 냄새를 맡기만 해도 해피해피해지니까! <교보문고>까지 직접 가지 않고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 <The Scent of Page>의 향기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정신을 고양시키는 '유칼립투스'와 치유와 위로의 '편백나무'를 기반으로 조향했다는 <The Scent of Page>는 탑 노트부터 베이스노트까지 전반적으로 우디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좁은 장소에서 <The Scent of Page>를 뿌리면 강한 우디향이 퍼지면서 약간 골치가 아플 정도라고 할까? 그러니까 이 <The Scent of Page>는 <교보문고>처럼 공간이 매우 넓고 사방이 뚫려 있는 곳에서 퍼져야 심신이 안정되는 향인 것이다.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이 아니라 일반 주택에서 뿌리자면 적어도 거실쯤 되는 공간에서 살짝 뿌려야 그나마 부작용이 덜할 듯. 만약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좁은 방 안에서 뿌렸다가는 <교보문고> 분위기는커녕 강한 향기에 두통만 초래할 공산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절반의 실패!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원래 룸 스프레이의 지속성이 이렇게 짧은 건지 모르겠지만, <The Scent of Page> 향기의 지속성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아서, 한 1시간 정도만 지나면 거의 모든 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너무 강렬한 향에 골치가 아프다 싶어도 잠시만 참으면 되니까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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