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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저런 맛이 가미되지 않은 담백한 맛의 회가 당길 때가 있다.

예전에는 집에서 한 5분 거리에 횟집이 하나 있어서 회가 먹고 싶을 때마다 가서 포장을 해 오면 신선한 회를 바로 먹을 수 있었는데, 몇 년 전에 횟집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고깃집이 생기는 바람에 회를 사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고로 그 후로는 배달 앱을 통해 여기저기 횟집들을 전전하게 되었는데... 음... 어디는 회 맛이 이상하고, 어디는 횟감에 비늘이 콕콕 박혀 있고, 어디는 곁들임 반찬이 정말 별로고... 어느 한 군데도 맘에 차는 데가 없네?

아니,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닌데! 곁들임 반찬 같은 건 안 줘도 되니까, 그냥 싱싱한 생선을 위생적으로 회 떠 주는, 그런 기본을 지키는 횟집을 바란 것뿐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어느 한 횟집에 정착을 하지 못한 채, 오늘도 배달 앱을 통해 이 횟집 저 횟집을 살펴보다가, 여러 배달 앱을 통틀어 위생 면에서 별다른 컴플레인을 받지 않은 횟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름하여 <회의정석>!

위치를 찾아보니 도봉구 솔밭공원역 근처에 있는 횟집이었는데, 리뷰들에 따르면 횟감도 신선하고 양도 적지 않다길래, 광어와 우럭 대(大) 자 세트를 하나 주문해 봤다.

 

 

광어와 우럭 대(大) 자 세트 가격은 58,000원인데, <배민> 앱에서 10% 쿠폰을 주길래 5,800원을 할인받아서 52,200원을 결제했다. 회 가격이 50,000원을 넘어가니까 알뜰배달을 선택할 경우 배달비가 붙지 않아서 좋았다.

중(中) 자로 시켰다가 양이 적으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아예 대(大) 자로 시킨 거였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던 듯! 원래 <회의정석> 스타일대로라면 회를 큼직하게 썰어 준다던데, 얇게 썰어 달라고 요청했더니 일반적인 크기의 회를 받을 수 있었다. 광어와 우럭 대(大) 자 세트는 3~4인용이다.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푸짐하다!

 

다른 횟집들은 회는 대충 떠 주면서 (맛은 없고) 가짓수만 많은 곁들임 반찬들을 보내 주곤 해서 결국은 그 반찬들을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느라 힘이 들었는데, <회의정석>은 딱! 회에만 집중하고 쓸데없는 곁들임 반찬 없이 입맛을 깔끔하게 리프레시해 주는 기본찬들(백김치, 초생강, 락교, 마늘, 청양고추)과 채소(상추, 깻잎)만 보내 줘서 오히려 더 맘에 들었다. 게다가, 보통 횟집에서 오는 채소(상추, 깻잎)들은 깨끗하게 세척되어 있지 않거나 시들어 있기 십상인데, <회의정석>에서 보내 준 채소들은 깨끗한 데다 싱싱하기까지 했다. 또 회를 찍어 먹을 장도 초장, 간장, 기름막장까지 준비되어 있다.

한마디로 배달 상차림이 아주 깔끔한 것이, 정말 횟집 이름 그대로 <회의정석>인 듯!

 

아, 그리고 맘에 든 것 한 가지 더!

<회의정석>에서 보내 주는 와사비는 건더기가 살짝 씹히는 생와사비라는 것! 아주 신선하게 코를 톡 쏜다! 보통 횟집에서 보내 주는 물에 갠 와사비가 맘에 안 들어서 집에 생와사비를 구비해 놨다가 필요할 때마다 먹곤 했는데, <회의정석>에서는 아예 생와사비를 보내 줘서 참 좋았다는....

그리고 흰쌀밥, 김, [단무지+청어알+참깨]가 같이 오는데, 김에 밥+생와사비+회를 얹어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그게 또 별미다. 마끼처럼 말아서 [단무지+청어알+참깨]를 얹어 먹어도 맛나다. 탄수화물이 부족한 식단에 아주 맛난 탄수화물 추가요!

 

기본적으로 밥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래도 좀 출출할까 봐 (비조리된) 해물라면을 추가했는데, 오, 생각보다 새우가 실하다! <열라면>에 냉동 상태로 보내 준 새우와 홍합을 추가했더니 모양새가 아주 그럴싸하다. 회 다 먹은 다음에 해물라면으로 마무리!

 

딱! 필요한 반찬들로만 구성된 깔끔하고 정갈한 배달 상차림,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선하고 푸짐한 회! 요 몇 년간 괜찮은 횟집을 못 찾아서 매번 횟집 찾아 유랑생활을 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회의정석>에 정착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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