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청호 나이스 정수기> 회사가 처음 정수기라는 걸 판매했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청호 나이스 정수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친척 중 한 분이 <청호 나이스 정수기> 회사에 다니시는 바람에 의무(?) 가입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암튼 그때부터 30여 년 가까이 <청호 나이스 정수기>를 사용해 온 나름 고인물 고객이었는데, 올해 뜻하지 않게 정수기 렌탈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다.
왜? <청호 나이스 정수기>의 정수기 능력을 상실한 정수기 때문에!!!

작년에 정수기 튜빙관이 삭아서 새는 바람에 주방에 누수가 난 적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렌탈 계약이 끝나 있던 상태라 <청호 나이스 정수기> 회사 측에서는 누수 피해 보상을 해 줄 수 없다고 하면서 대신 구형 정수기를 신형 정수기로 바꿔 주는 것만 가능하다길래, 울며 겨자 먹기로 구형 정수기인 <이과수 냉정수기>를 신형 정수기인 <세니타 냉정수기>로 교체했더랬다.
나름 신형 정수기라서 구형 정수기보다 더 좋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필터가 바뀌어서 그런가, 물에서 미세한 단맛이 나던 구형 정수기와 다르게 신형 정수기 물맛은 마치 경수처럼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거친 느낌의 물맛이라, 정말 물맛도 더럽게 없구나 싶어 언짢았는데, 한 5개월쯤 지났나? 갑자기 갈색 실밥 같은 이물질부터 흰색 부직포 쪼가리 같은 이물질까지, 아주 다양한 이물질을 뱉어 내는 거였다!


어이쿠, 컵에 이런 이물질이 뜰 정도면 수조 안은 더 개판인 거 아닐까? 싶어 부랴부랴 수조를 열어 보니, 다행히(?) 컵에 있던 것과 같은 이물질은 눈에 띄지 않았는데, 그보다 더 심각해 보이는 기름띠(?) 같은 것들이 표면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건 또 뭐람?

이거 아무래도 수조 청소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플래너한테 연락해서 그 양반이 와서 청소해 줄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싶어, 일단 직접 수조 청소에 들어갔다. 그런데 대체 이 이물질들이 어디서 생성되는 건가? 알아보기 위해 수조 물을 다 비운 다음, 필터를 통과해 흘러나오는 물을 관찰해 보니, 이미 여기에서부터 기름띠 등을 포함한 이물질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 이거 문제네?
한 두세 번을 연달아 수조를 가득 채웠다가 물을 버리고 나서, 이렇게 여러 번 수조를 청소했으니 이제 괜찮겠지? 라는 기대를 담아 물을 받아 마실 때마다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어익후, 계속해서 이물질이 나온다.

플래너에게 연락을 해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나온다고 알렸더니, 득달같이 달려와서는, 이물질이 나올 리가 없는데 나왔다고 하시니 수조를 청소해 드려요, (6개월짜리) 필터를 갈아 드려요, 등등 온갖 부산을 떨더니만, 앞으로는 이물질이 안 나오겠지만 혹시라도 또 이물질이 나오면 그때는 본사에 알려 조치를 취해 주겠다며 돌아갔다.
이제는 물을 마실 수 있으려나?
하고 기대를 했건만 NO, No. 이 정신 나간 정수기가 또다시 이물질을 퉤퉤! 뱉어낸다. 그것도 플래너가 이런저런 조치를 취하고 간 바로 그 다음부터!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카본 필터를 바꾸고 나면 처음에 활성탄 가루 같은 게 나올 수 있다고도 하길래, 이 실밥 같은 이물질이 요리 봐도 조리 봐도 활성탄 가루로는 절대 안 보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기다려 보자 했다. 그러다 깨끗한 물이 나올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아니다. 계속해서 이물질이 나온다. 정수기 물이 불안해서 생수를 사다 먹으며 한 2주쯤 관찰해 봤는데, 깨끗한 물이 나올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참다 참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이번에는 <청호 나이스 정수기> 고객 센터에 연락을 했다. 아니, 정수기가 있는데 정수기 물을 못 마시고 생수를 사다 마셔야 하냐고!

이번에는 <청호 나이스 정수기>의 AS 기사님이 오셔서 12개월짜리 필터와 18개월짜리 필터를 교체하고, 수조와 수관을 청소하고, 토출구라고 해야 하나? 물이 나오는 입구도 교체해 주셨다. 해당 작업을 해 주시면서도 정수기에 이물질이 나올 리가 없다는 말씀만 하신다. 보여 드리는 이물질도 그냥 무시하시는 듯.
뭐, AS 기사님이야 그럴 수밖에 없을 것도 같다. 엄연히 <청호 나이스 정수기> 회사에 속해 있는 직원이니만큼 회사에 불이익을 가져다주는 그 어떤 것도 인정할 수 없는 게 당연하겠지! 만, 해당 AS 기사님이 우리 집을 담당한 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전에 엄청 커다란 이물질(바이오필름)이 나왔을 때 해당 증거(바비오필름)를 싱크대 배수구에 후딱 버려 버린 것도 그렇고, 정수기 튜빙관이 삭아서 주방에 누수가 났을 때도 회사에다가 정수기 탓이 아니라고 보고하는 것도 그렇고, 참...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정수기 물에 불투명한 흰색 막 같은 이물질이? :: 그건 바로 바이오필름!
정수기를 쓰기 시작한 게 벌써 20년쯤 되었던가? 초창기 정수기는 정수한 물을 담아 놓는 물통의 뚜껑이 밀봉되지 않는 형태여서 종종 정수기 물통 안에 불개미도 떠다니고 그랬었다. 물이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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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AS 기사님이 오셔서 다 갈아 주셨으니 이제는 정말 괜찮겠지?
는 무슨...
수조에 물 가득 찬 다음에 1번만 받아 버리고 그냥 마시면 된다는 말이 못미더워서 3번째 수조 가득 채운 다음 물 받아 버리는 와중에 또 이물질이 둥둥.... 장난하냐? 이 이물질들은 대체 정체가 뭘까? 필터에서 나오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대체 필터의 어떤 물질들이 이렇게 계속 필터 밖으로 나오고 있는 거지?



벌써 한 달 가까이 이물질과 씨름하면서, 정수기 물 따라 마실 때마다 핸드폰 불빛에 이물질이 있나 없나 확인하느라 스트레스 만빵이다. 도저히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편하게 물 마시자고 정수기를 쓰는 건데, 이렇게 물 마실 때마다 스트레스 받고 결국은 정수기 물을 못 믿어서 생수를 따로 사다 마셔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안 되겠다 싶어서 고객 센터에 전화해서 또다시 이물질이 나왔으니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전에는 이렇게 이물질이 나와서 계약을 해지하게 되는 경우에도 위약금을 내라고 했다는데, 요즘에는 정수기에 이물질이 나왔을 때, 필터하자로 인한 이물혼입 및 수질이상인 경우에는 필터를 교체하고, 동일하자가 재발(2회부터)하는 경우, 제품교환을 받거나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가 가능하다길래, 그냥 해약해 버렸다.
[슬기로운 소비생활] ‘정수기 렌탈’ 중도해지와 위약금은? - 베터라이프뉴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의자, 제습기 등 생활용품은 구입 보다는 매달 이용료를 내고 렌탈하는 가정이 많습니다.특히 정수기는 업소와 가정 모두 필수품에 가까운데요. 필터 교체 등 제
www.betterlifenews.co.kr
제품을 교환해 달라고 할까 고민도 했지만, 이물질이 나오는 게 제품 탓인지 필터 탓인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만약 필터 탓이라면 제품을 교체한다고 한들 이물질이 안 나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그냥 해약해 버리는 게 속이 편할 것 같았다.
암튼, 애증의 정수기를 치우고 나니, 그때부터는 생수병이 쌓이기 시작하는데... 오, 이거 안 되겠는데 싶었다. 이틀에 한 병 꼴로 쌓이는 2L들이 생수병으로 인한 환경 문제도 환경 문제지만, 우리나라 생수 제품들이 (삼다수 빼고) 다 한 번씩 이런저런 저품질과 사건사고에 걸려 본 적이 있는 데다, 제재를 받았던 생수 회사들이 회사 이름만 바꿔서 못 마실 물을 다시 생수랍시고 파는 깡패짓 하는 게 하루이틀이 아니라는데 뭘 믿고 생수를 마실 수 있겠나? 게다가, 이 무거운 생수병들을 매번 배달 시키자니 택배 아저씨께도 죄송하고....

아무래도 정수기를 다시 구입해야 할 것 같지만, 여태껏 써 오던 역삼투압 정수기는 그 어떤 기종이든 수조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니 위생적으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웅진 코웨이>의 <아이콘2 냉정수기>가 직수 정수기라길래 관심이 갔지만, 이것 역시 내부에 1리터짜리 수조가 존재했다. 심지어 세척도 불가능한 완전 밀폐형의 수조가! <웅진 코웨이>는 <아이콘2 냉정수기>를 마치 직수 정수기인 양 광고하고 있던데, 그러면 안 되지 않나?

수돗물 끓여 마시는 건 수돗물의 품질과 무관하게 수도배관의 노후와 위생 때문에 불안해서 패스!
수조가 없는 정수기를 찾자니, 남아 있는 선택지는 간이 정수기와 직수 정수기, 이렇게 두 가지뿐이다. <브리타>처럼 아예 주전자도 세척할 수 있는 간이 정수기나 수돗물을 바로 정수해서 먹을 수 있는 직수 정수기를 놓고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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